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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10/04/29 20:56, IT & Tech]
HP가 4월 28일(현지시간) 팜(Palm)을 12억 달러, 한화로 1조 3,000억원 가량에 인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HP는 이번 인수를 위해 팜 주식을 주당 5.7달러씩 쳐서 오는 7월 31일까지 지불,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HP의 먹성을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죠. 이 회사는 이미 컴팩이나 3COM 같은 굵직한 기업을 잘 삼켜왔으니까). HP는 지난 2001년 칼리 피오리나가 2위(HP는 PC 분야에서 당시 3위)였던 공룡 컴팩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시장 점유율 40%를 거머쥔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 합병에는 말도 많았는데 경쟁이 치열한 PC 시장에서 경쟁자를 하나 줄였다는 의미 이상은 어렵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HP 컴팩을 인수하면서 PDA나 PDA폰(아이팩) 등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 제조 능력은 컴팩을 인수하면서 확보하게 된 셈이죠. 하지만 컴팩의 인수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PC 시장 경쟁자 줄이기 성격이 강했던 반면 이번 팜의 인수는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기존 PC와 휴대폰 업체의 영역 구분도 사라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팜은 1990년대에는 지금의 아이폰만큼이나 유명했습니다. 한 가닥 했던 이 슈퍼스타의 인수는 HP가 단순 스마트폰 제조능력 이상, 그러니까 운영체제까지 손에 넣게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HP는 이제껏 어쩔 수 없이(?) 윈도 모바일 계열을 써야했지만 이젠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를 보유하게 됐고 어쩌면 애플처럼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기본 자질은 확보하게 된지도 모릅니다(적어도 이론적으론 지금 당장도 가능하죠). 이런 이유로 HP의 팜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커다란 우군을 잃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HP의 이런 팜 인수는 HP가 애플처럼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에선 꽤 흥미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팩 브랜드를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빌어먹을(적어도 6.5까지는) 윈도 모바일만 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건 덤이고. 물론 HP가 쇼핑을 잘 했는지야 아직 알 수 없겠죠. 예전에 쓴 포스트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닌텐도의 성공 비결에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팔리게 한다"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모두 만드는 애플이나 닌텐도는 이젠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집단이자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탁월함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HP가 당장 이들처럼 하기는 쉬운 건 아니겠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시 못할 경쟁자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HP가 애플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국내 업체에는 악재가 되기에 충분하니 말이죠.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노키아 38.8%, 림 19.7%, 애플 14.4%, HTC 6%, 삼성전자 3.7%를 나타냈습니다. 이 가운데 운영체제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삼성전자와 HTC 뿐입니다. 하지만 HTC는 윈도 모바일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개발에 있어서는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 탁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실제 개발자만 1,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HP의 팜 인수를 두고 '컴퓨터와 휴대폰 사이의 장벽이 사라진' 걸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앞으로 TV도 그럴 것이고 심지어 냉장고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이미 훌륭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만 이를 한데 묶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는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 기업에게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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