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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10/04/29 20:56, IT & Tech]
HP가 4월 28일(현지시간) 팜(Palm)을 12억 달러, 한화로 1조 3,000억원 가량에 인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HP는 이번 인수를 위해 팜 주식을 주당 5.7달러씩 쳐서 오는 7월 31일까지 지불,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HP의 먹성을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죠. 이 회사는 이미 컴팩이나 3COM 같은 굵직한 기업을 잘 삼켜왔으니까). HP는 지난 2001년 칼리 피오리나가 2위(HP는 PC 분야에서 당시 3위)였던 공룡 컴팩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시장 점유율 40%를 거머쥔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 합병에는 말도 많았는데 경쟁이 치열한 PC 시장에서 경쟁자를 하나 줄였다는 의미 이상은 어렵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HP 컴팩을 인수하면서 PDA나 PDA폰(아이팩) 등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 제조 능력은 컴팩을 인수하면서 확보하게 된 셈이죠. 하지만 컴팩의 인수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PC 시장 경쟁자 줄이기 성격이 강했던 반면 이번 팜의 인수는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기존 PC와 휴대폰 업체의 영역 구분도 사라질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팜은 1990년대에는 지금의 아이폰만큼이나 유명했습니다. 한 가닥 했던 이 슈퍼스타의 인수는 HP가 단순 스마트폰 제조능력 이상, 그러니까 운영체제까지 손에 넣게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HP는 이제껏 어쩔 수 없이(?) 윈도 모바일 계열을 써야했지만 이젠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를 보유하게 됐고 어쩌면 애플처럼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기본 자질은 확보하게 된지도 모릅니다(적어도 이론적으론 지금 당장도 가능하죠). 이런 이유로 HP의 팜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커다란 우군을 잃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HP의 이런 팜 인수는 HP가 애플처럼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에선 꽤 흥미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팩 브랜드를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빌어먹을(적어도 6.5까지는) 윈도 모바일만 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건 덤이고. 물론 HP가 쇼핑을 잘 했는지야 아직 알 수 없겠죠. 예전에 쓴 포스트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닌텐도의 성공 비결에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팔리게 한다"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모두 만드는 애플이나 닌텐도는 이젠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집단이자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탁월함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HP가 당장 이들처럼 하기는 쉬운 건 아니겠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시 못할 경쟁자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HP가 애플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국내 업체에는 악재가 되기에 충분하니 말이죠.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노키아 38.8%, 림 19.7%, 애플 14.4%, HTC 6%, 삼성전자 3.7%를 나타냈습니다. 이 가운데 운영체제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삼성전자와 HTC 뿐입니다. 하지만 HTC는 윈도 모바일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개발에 있어서는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 탁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실제 개발자만 1,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HP의 팜 인수를 두고 '컴퓨터와 휴대폰 사이의 장벽이 사라진' 걸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앞으로 TV도 그럴 것이고 심지어 냉장고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이미 훌륭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만 이를 한데 묶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는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 기업에게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28 14:10, Note]
영화 매트릭스에선 기계가 인간을 전력생산도구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사람 몸에서 전기를 뽑아내는 생체연료전지를 연구 중이라고 하니 말이죠. 너무 무서운 주제라면 쓰레기로 움직이는 버스처럼 가볍고 친환경적인 주제는 어떨까요? 아니면 지난해 10월 9일 미항공우주국이 물을 찾겠다고 달에 충돌시킨 엘크로스나 같은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검색엔진 울프럼알파(www.wolframalpha.com)가 과연 구글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존재인지, 100년 후에 한반도에 겨울이 사라진다는데 여기에 대한 얘기는 어떨까요? <과학향기 라벤더>에 나온 내용 중 일부입니다. 후배가 필진으로 참여하는 바람에 공짜로 증정용을 선물 받아서 벌써 나온 줄 알았는데 검색해도 보이지 않는군요. 아무튼 <과학향기 라벤더>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 중인 메일진 서비스 과학향기에 연재된 내용을 한데 묶은 책입니다. 과학향기는 과학 대중화를 위해 KISTI가 운영하는 메일진인데 이런 취지에 맞게 회원 가입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이메일 주소만 넣으면 누구나 공짜로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과학향기 라벤더>는 앞서 밝혔듯이 여러 필자가 참여한 글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구성은 나름대로 상식, 지식, 역사, 호기심, 그리고 직접 집에서 실험해볼 수 있는 내용을 묶은 과학실험실, Q&A로 이뤄진 상식베스트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재미있더군요. 물론 굳이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메일로 받아보는 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필자가 제각각이다 보니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어서 말이죠. 예를 들어 일부 섹션에서 나온 아빠와 딸이 주거니 받거니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글 참 좋았는데 이왕 책으로 따로 묶을 생각이었다면 아예 이런 구조로 모두 글을 다시 편집했으면 좋았겠다 싶더군요. 아니면 만화로 재구성을 할 수도 있고 뭐 아무튼 책으로만 구입할 만한 가치를 하나쯤은 부여하는 게 좋았겠다 뭐 그런 거죠. 하지만 주제별로 짧게 나눠 구성한 덕에 잠깐씩 읽기 참 좋기도 했습니다(집에선 보통 화장실에서 읽는 '화장실문고(그냥 혼자 부르는 이름)'가 있는데 딱 맞는 책 중 하나죠). 화장실에서 보는 과학의 향기라. 참. 앞서 밝혔듯이 책은 올해 판매될 예정이라고 나와 있긴 한데 아직 시중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제목에 라벤더가 들어가 있어서 한번 찾아봤는데 라벤더 효능이 이것저것 많군요. 불면증이나 근육경직, 살균 효과도 있고 스트레스 해소나 현기증에도 좋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향기라고 하네요. 라벤더 향기를 표현한 걸 보니 "요란하지도 않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오랫동안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라고 합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23 21:41, Note]
켄 블랜차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고 스펜서 존슨은 "당신만의 치즈를 찾아라"고 말합니다. 그런 그들이 함께 쓴 책 <1분 경영>은 경영서적의 고전으로 불립니다. 유능한 경영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젊은이가 1분 경영자(이 책의 원제가 The One Minute Manager이기도 합니다)를 만나 경영의 기본 원칙을 깨우치는 한 편의 우화라고 할까요? 이 얇고 만만한 책은 마음만 먹으면 1시간 안에 읽을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1분이라는 표현은 물론 상징적인 것입니다. 1분 경영자가 말하는 비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분 목표 설정, 1분 칭찬, 1분 질책이 그것입니다. 목표와 그에 따른 결과(칭찬과 질책)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죠. 몇 달 전에 회사에서 팀장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컨설턴트가 방문해 모두 눈을 감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북쪽 방향으로 손을 뻗으라고 하더군요. 모두 그 상태에서 눈을 뜨라고 했습니다. 참석자의 손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컨설턴트가 말하고 싶었던 게 바로 1분 목표 설정에서 말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일단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죠. 팀으로 따진다면 팀장과 팀원이 생각하는 서로의 목표가 다를 수 있는데 팀원은 생각하지도 않던 걸 팀장은 팀원에게 기대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동의할 수 있는 목표 설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매년 목표카드를 작성합니다. 1장으로 된 것이죠. 몇 가지 목표를 정하고 이에 따른 세부 목표 항목을 기입합니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길고 짧은 게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보고를 위한 목표 설정'으로 끝나서 사문화되기 일쑤입니다. 1분 목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영자와 직원의 목표에 대한 합의, 동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1분 경영자의 두 번째 비법은 1분 칭찬입니다. 책에 나온 표현을 빌자면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만족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영자 역시 업무 태도에 대해서 알려줄 게 있다면 미리 이를 고지하고 일을 잘했다면 즉시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한 일에 대해선 그냥 칭찬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뭘 잘해서 칭찬 받는지 알겠죠. 이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고 잘한 일로 인해 조직이나 동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서도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악수나 어깨를 토닥이는 등 신체 접촉(불분명한 의도가 있다면 오히려 마이너스지만)을 통해 직원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비법은 1분 질책입니다. 이것 역시 칭찬과 마찬가지로 직원의 업무 수행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할 게 있으면 하겠다는 걸 '사전에' 말해놔야 합니다. 질책의 방법은 질책에서 칭찬 순으로 이어지는 게 좋습니다. 책의 표현을 빌려오면 "'온화하면서도 엄격한 경영자'보다는 '엄격하면서도 온화한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심리학에서도 말하는 것이죠. 다른 건 비슷합니다. 질책 역시 즉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질책의 뒷부분에선 얼마나 아끼는지 상기를 시키거나 잘못한 행동에 대한 질책일 뿐이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일(행동과 인격은 다르니까요) 등을 하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건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보통은 칭찬하다가 질책하는 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는 좋지만 ∼가 아쉽다"는 식으로 가는 어법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팀원들에게 "칭찬에 인색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책에서도 대부분은 그렇다고 하긴 하지만). 질책이 확실하다면 칭찬도 확실해야 할 것입니다. 더 노력해야겠죠. "목표는 행동을 일깨우고 결과는 행동을 지속시킨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사람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피드백이라고 말합니다. "피드백이야말로 승자의 아침식사와도 같다"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확실한 피드백(칭찬과 질책). 뻔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을 포함해 주위를 둘러보면 지키기도 참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에 대한 자책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책을 덮을 때 마무리는 나름 훈훈하게 끝냈습니다. "앞으로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이죠. 질책에서 칭찬으로 끝낸 셈인가요? 뭐 어떻습니까. "스스로 칭찬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22 16:53, Note]
영화 <토털 리콜>은 정신보다는 육체로 연기를 펼치는 주연배우를 앞세워 "기억이 없다면 정체성도 없다"는 복잡한 메시지를 전달해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얘기를 떠나 잠시 영화 속 미래는 한 개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걸 기억하는 완전한 기억(Total Recall)의 시대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든 벨은 지난 2002년부터 이런 완전한 기억의 시대를 대비한 프로젝트 '마이 라이프 비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을 모두 디지털화해 저장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낸 책 <디지털 혁명의 미래>는 이런 완전한 기억의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책에서 '망각에 대한 두려움'이 거대시장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통 우리가 기억이라 부르는 건 생물학적 기억을 뜻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기억이라는 건 주관적이며 고르지 않고 감정에 치우치거나 자아의 검열을 받고 인상에 근거하고 변하기도 쉽습니다. 이에 비해 전자기억이라는 건 객관적이고 냉정하며 무미건조하고 가차없이 정확합니다.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책에서 언급한 영화 <파이널컷>의 줄거리는 이런 완전한 개인의 기억을 위한 도구를 상상합니다. 영화에선 아기가 태어나면 조라고 불리는 이름의 메모리칩을 뇌에 이식합니다. 이 메모리칩을 통해 아이들이 보고 듣는 모든 걸 기록하게 되죠. 도널드 노먼이라는 작가도 1992년 발표한 소설을 통해 미래에선 모든 사람이 테디라고 불리는 개인 생활 기록기, 라이프로깅(Lifelogging. 삶의 모든 것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것) 기기와 함께 다닐 것이라고 상상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걸 기록하고 보관할 것이라는 생각이 물론 지금이 처음은 아닙니다. 빌 게이츠는 지난 1995년 자신의 저서 <미래로 가는 길(The Road Ahead)>에서 "언젠가는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을 기록할 것"이라고 쓴 바 있습니다. 한편으론 참 멋지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의 여행이 한 편의 영화가 되고 일상의 기록을 통한 라이프로깅을 후대에 남긴다. 이런 '디지털 불멸성'을 통해 책은 자신의 아바타가 후대와 대화를 하는 등 상호작용을 하게 될 미래를 그려보기도 합니다. 저자가 투자했다는 마이사이버트윈 같은 곳은 즉석 메신저에서 아바타가 원하는 대로 대답할 수 있도록 만든 소프트웨어이기도 한데 이 정도로 미래에 대한 상상을 자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지금도 존재하는 파멘토(www.famento.com) 같은 자신의 가족을 위한 전자기념관을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방대한 작업이 될 건 분명하겠죠. 완전한 개인화는 의료 분야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EU는 지난 2004년 전자건강활동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전자처방과 전자기록을 다른 병원에 보내기, 원거리 상담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헬스볼트(www.healthvault.com/)나 구글의 구글헬스(www.google.com/health) 역시 개인적인 의료 정보를 저장하고 보호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이런 정보는 건강관리 제공자와 공유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교육분야도 좋은 예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이러닝 같은 전자강의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런 전자강의와 전자기억을 결합한 전자교과서는 교육 효과를 높여줄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이죠. 개인적으론 모르던 소프트웨어지만 데본싱크 같은 개인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가 지금 당장은 이런 개인화에 도움을 줄 수단이 되겠습니다. 간단한 생각을 텍스트 파일로 정리하거나 외부 파일을 끌어와 정리하고 웹사이트를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빠르게 분류하고 빠르게 찾아준다고 하네요. 결국 개인 정보가 됐든 뭐가 됐든 방대한 정보는 어떻게 찾느냐 하는 검색의 문제로 귀결됩니다(다시 구글 vs 마이크로소프트를 떠올려야 할까요?). 책은 검색에 대해선 '실마리와 인간의 두뇌 같은 연상기억'이라는 이론적 언급만 합니다. 저자는 개인도 개인이지만 이미 기업은 이런 전자기억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하게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HP는 MIT와 손잡고 조직의 모든 기록이나 자원, 자료를 제공해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디스페이스(www.dspace.org/)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런던시가 시 전역에 감시카메라를 달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고 구글은 구글스트리트뷰 등으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죠. 물론 이건 저자가 말하는 개인적인 완벽한 기록과는 조금 다른 면도 있지만 결국 완전한 기억이란 불완전한 보안을 필연적으로 걱정하게 만들기는 합니다. 아무튼 책은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몇 가지 거슬리는 건 저자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이나 서비스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것(ㅋ)과 지금 당장 완전한 기억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설명하는 데에선 상상력은 사라지고 지루함이 컸다는 정도. 모든 게 기록될 미래의 명암을 두루 생각하게 하는 책이군요.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20 20:32, Note]
아직 하룻밤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힘이 드네요. 사실 자의보다는 타의가 상당히 개입된 금연을, 그것도 어제 저녁부터 시작했으니 아직 금연의 'ㄱ'자도 꺼내기 민망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힘든 걸 보면 참 쉽지 않은 일이겠다 싶어 벌써부터 겁이 나기도 합니다. 의지가 워낙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뭔가 믿을 게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전자담배를 부랴부랴 사와서 피우고 있습니다. 예전에 함영민 님이 발행하는 월간 포터블에서 전자담배 9종 비교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요. 구입 전에 물어봐서 가장 좋았다는 제품으로 샀습니다. 추천 받은 제품은 잔티 에고라는 건데 뭐 명품 전자담배를 표방하는 브랜드라고 하더군요(그래봐야 담배인데 건강 해치는데 명품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 회사 제품 시리즈가 이것저것 많지만 에고는 1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론 만만한 편이고 담배 피우는 기분을 다른 것보다는 잘 살려준다고 하더군요. 물론 실제로 구입할 땐 돈이 더 듭니다. 본체 12만 9,000원에 무화기 1만 5,000원(무화기란 전자담배에서 연기를 만들어주는 부품입니다. 정품은 3만원이라고 해서 비품 샀습니다), 니코틴 용액 3만원(오래 피우면 20일치라고 하는데 아직 확인해보지 못했죠) 등 이것저것 사니 18만원 가량 들었습니다. 담배끊겠다고 한 달 담뱃갑을 날린 건데 사고나니 한편으론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벌써 10년 넘은 얘기지만 신혼 때 아내가 담배끊게 하겠다고 월급이 100만원 밖에 안 될 때 금연초(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30만원 줬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를 사온 적이 있습니다. 두 달치였는데 15일 만에 다 피워버리고 담배를 딱 물었죠. 진짜 담배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아내는 그 다음부터 금연 얘기를 10년 동안 꺼낸 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담배를 끊겠다고 전자담배부터 덜컥 사놓고 보니 10년 전 '금연초 사건'이 이번엔 디지털화되어서 다시 벌어지는 게 아닐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의지가 약하니 생각만 많은 것이죠. 사실 전자담배 자체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담배 한 개피에는 4,000여 개나 되는 화학물질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그냥 발암물질만 따로 뽑아도 43개나 되고. 이에 비하면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전자담배는 니코틴만 전기로 증발시켜 담배를 태우는 것과 거의 비슷한 느낌을 전해주는 장치이니 더 좋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물론 실제로 안전성이나 임상실험 등을 통한 증명이 된 게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입니다만). 하지만 약국에서 파는 금연 껌이나 니코틴 패치 같은 것도 결국 체내에 니코틴을 정기적으로 체내에 집어넣어서 굳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담배를 끊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자담배가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 물론 전자담배와 금연 껌, 니코틴 패치 같은 건 절대로 같이 해선 곤란합니다. 니코틴 과다가 될테니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이것저것 생각도 많고 효능도 의심스러울 수 있지만 아무튼 실제로 전자담배 피워보니 그럴 듯합니다(아닌 것도 많습니다만). 하지만 니코틴 용액 가격이 만만찮고 충전하려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닐 것 같은 데다 아무리 대체한다고 해도 담배 자체는 아닌 탓에 어느 댓글에 나온 표현처럼 아무리 그럴싸해도 결국 '김빠진 맥주요 단무지 없는 자장면' 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사진은 찍어서 올리려다 말았습니다. 담배 자체가 별로 좋은 게 아닌데 리뷰처럼 올리는 것도 우스울 것 같아서). 더구나 용액 자체에 들어간 니코틴 함유량(농도)도 일반 담배보다 훨씬 많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고요(실제로 너무 많이 썼는지 조금 어지럽기도 하군요). 담배를 끊는다는 건 결국 습관의 문제이고 (그래서) 의지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본다면 뭔가에 의지한다는 게 과정은 될 수 있어도 금연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긴 어렵겠다고 봐야겠죠(개인적으로 자신 없게 생각하는 것도 의지 문제가 가장 크고). 뭐 아무렴 어떻습니까. 그래도 (비록 자의에 의한 건 아니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시도를 해볼랍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15 19:56, 영화]
영화 <하치이야기>는 리처드 기어와 사라 로머 등이 주연이 맡은 할리우드 영화지만 실제 일본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면 하치(ハチ. 1923년 11월 10일∼1935년 3월 8일)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24년 도쿄제국대학 우에노 히데사부로 교수가 기르던 강아지인데 매일같이 시부야 역까지 배웅을 나가곤 했다고 합니다. 1925년 5월 우에노 교수가 갑자기 세상을 뜨게 됐는데 하치는 매일 시부야 역 앞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기다리다가 1935년 죽었는데 이 충견을 기리기 위해 지금도 시부야 역 앞에 동상을 세워놨다고 합니다. 시신은 박제가 되어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영화 속 하치는 실제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일본 품종인 아키타 강아지를 그대로 쓴 것입니다. 배경을 미국으로 옮겨 윌슨 교수가 자리를 대신했지만 이질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겠죠. 17개월 동안의 만남을 10년 동안 기억하며 주인을 기다린 강아지 얘기에 배경이 무슨 문제겠습니까? 실제 하치의 모습 갑자기 끼니를 나누던 강아지를 잃어버린 아이의 슬픔을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계속 울고 난리를 치니까 어머니가 달래주려고 거짓말을 하셨죠. 문제는 제가 이럴 철석같이 믿었다는 거죠. 무려 초등학교 6학년 졸업 직전까지 친구들에게,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면서 용맹한 강아지 얘기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하긴 크리스마스 선물도 산타클로스가 주는 줄 알았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래도 덕분에 좋은 추억은 하나 남았죠. 영화 <하치이야기> 뿐 아니라 강아지를 보면 도둑 잡은 강아지를 떠올리게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착한 거짓말은 꽤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강아지를 잃어버린 다음에도 계속 부모님을 졸라 강아지를 구해왔고 애정을 갖게 됐던 것 같으니 말이죠. 고등학교 다닐 때 길렀던 녀석은 매일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려고 하면 도로변까지 따라나오기도 했는데. 물론 이 녀석이 하치와 달랐던 점이라면 수놈과 눈 한 번 맞더니 바로 실종됐다는 것이지만. <하치이야기>는 스토리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동양사상이나 불교에 심취한 리처드 기어만큼이나 정적이고 조용하다고 생각해도) 그냥 가족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스토리보다 누구에게나 남아 있는 추억 한 켠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선 꽤 괜찮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치는 주인을 기다렸지만 전 30년 넘게 강아지를 추억하는군요. 누가 압니까. 강아지가 알면 忠人 동상이라도 세워줄지.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13 20:52, Note]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청어의 예를 들어 자신의 이론인 '도전과 응전'을 곧잘 설명했다고 합니다. 청어가 잡히는 곳은 북해 같은 먼 곳이어서 살아있는 싱싱한 청어를 먹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조에 천적인 물메기 몇 마리를 함께 넣었더니 청어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도망 다니다 보니 싱싱한 청어를 영국까지 가져올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런 외부의 도전이 없었던 마야 문명은 갑작스레 멸망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인도양의 작은 섬에 서식하던 날지 못하던 새 도도새의 멸종처럼 말이죠. 이걸 도도새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플레밍은 우연히 페니실린을 발명(발견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겠지만)하죠. 파스퇴르가 남긴 명언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이런 우연의 법칙을 세렌티피티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웹2.0이라는 용어가 떠오르면서 몇 해 전에는 롱테일의 법칙이 자주 입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롱테일 법칙은 역파레토의 법칙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사회 전체 부의 80%를 20%의 소수가 차지한다"는 것에서 비롯해 80:20 법칙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롱테일은 이와 반대의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소수가 다수를 움직인다는 비슷한 법칙으로는 소수파가 다수파를 움직이는 심리를 말하는 마이너리티 인플런스 현상도 있습니다. 법칙이라는 게 항상 맞을 수는 없겠지만(심지어 우연도 우연의 법칙이 있으니 피해갈 게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들 법칙이 탄생한 배경을 보면 대부분 현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매사에 너무 복잡하게 법칙을 따져볼 수야 없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법칙이라는 게 특정 혹은 광범위한 현상이나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습니까. 실용서적을 표방하고 있지만 법칙은 둘째치고 유래에서 교훈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꽤 지난 말이지만 블루오션을 자주 언급하고 회사에서도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블루오션이란 애초부터 없다는 말도 많이 하죠. 음. 책에선 어떤 걸 빼내면 좋은 예가 될까요. 뷰자데의 법칙이라는 게 좋겠군요. 이건 데자뷰를 거꾸로 쓴 조어입니다. 데자뷰는 '처음 접하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반대로 뷰자데란 '늘 접하는 익숙한 상황이지만 처음 접하는 듯 낯설게 보는 것'을 말합니다. 평범함도 새롭게 볼 수 있다면 여기에서 시각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올렸던 창업 서적 관련 포스트에서도 한 번 말했지만 예를 들어 음식점이 레드오션이라고 해서 모두 망하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아이디어나 남들이 가지 않은 신천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이겠죠.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07 03:38, Note]
“1900, 90의 9년(new),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노스트라다무스는 지구 멸망을 포함해 많은 예언을 남겼지만 그의 예언은 구체적인 게 아니라 시적 표현이어서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당연하지만 학문적 기반을 근거로 예언을 한 것도 아닙니다. 그가 의사이자 철학자인 동시에 점성가이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20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예언가는 별다른 해석이 필요 없는 구체적인 예언을 합니다.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은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국제정세 분석가이면서 미래예측가인 그가 내놓은 <100년 후>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하드파워를 중심으로 100년 후 세계를 말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직접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전통적인 패턴이 21세기의 상황에서 어떻게 현실로 나타나는가를 보이는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사고방식의 기반이 지정학적 원리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지정학이란 국제질서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이며 흥미로운 건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선 영구적인 해법이 없다는 점이 이 책의 100년 후 세계를 그리는 기반이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풀어본 저자의 예측을 보면 저자는 돌아올 100년을 미국의 시대로 규정합니다. 유럽의 시대가 갔고 북미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 그리고 향후 100년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건 저자도 밝혔듯이 미국을 반대하는 세력에겐 불편한 얘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분명하다고 장담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위상은 다른 국가를 압도합니다. 미국의 산업생산량은 일본과 중국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량은 지난 2007년 14조 달러였는데 이건 전 세계 경제활동의 26%에 해당됩니다. 미국의 경제규모가 일본과 독일, 중국, 영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얘깁니다. 아무튼 이야기 자체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미래를 그리는 여느 석학과 달리 <100년 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드파워 중심적 이야기여서 단순하지만 시원시원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습니다. 저자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중국은 미국의 맞수는커녕 (지난 역사에서처럼) 분열의 위험에 처하거나 미국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 중국은 잘 나가고 있으나 경기순환이란 건 어느 시점에선 경기둔화의 틈을 타 반드시 추한 얼굴을 들게 마련이다. 일본과 터키, 폴란드가 미국을 포함해 향후 100년의 역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종국에는 또 다른 세계 전쟁을 초래할 것이다. 저자는 미국이 흔들린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에 대한 (다른 국가의) 불편함은 “미국이 아직 서툴고 직설적인 데다 야만성을 띠기도 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목표라는 건 뭔가를 이루기 위한 것보다는 뭔가를 막는 데에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의 최우선적 관심은 평화가 아니죠. 미국은 전쟁에서 분명하게 승리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에서처럼 분쟁을 일으켜 힘을 막거나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을 무력화하는 것이지만 질서를 새로 부여하는 데 있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다른 나라의 입장에선 늘 미국을 불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 예측에는 한반도에 대한 짧은 언급도 나와 눈길을 끕니다. “한국은 2030년이 되기 훨씬 이전에 통일이 될 것 같다. 한국의 실질적 중요성은 미국이 한국을 일본의 힘을 견제하기 위한 평행추로 삼는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문제를 떠나 또 다른 관점에서 인구학적 변화가 21세기를 변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인구학적 변화란 출생률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걸 말합니다. 아무튼 미래 예측을 다룬 수많은 서적과 비교한다면 이 책은 정말 소설을 읽는 듯한,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한 미래 예측서가 아닐까 합니다. 저자가 미래에 일어날 가상 전쟁을 언급하는 과정에선 정말 그렇습니다. 미국인의 시각만으로 바라본 미래상이라는 점에서 꽤 불편할 줄 알았던 시작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군요. 굳이 미래가 아니더라도 현실의 정치적, 군사적 하드파워 구도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06 11:18, 카센터]
나중에는 제발 망가졌으면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없는 생각이죠. 흑백TV만 있던 시절 아버지가 종로 세운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를 통해 구입한 소니 컬러TV와 베타 VTR 말입니다. 아무튼 자막도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이었지만 70년대에 컬러로 TV를 볼 수 있다는 건 자랑거리로 삼기 딱 좋은 일이었습니다. 친구들을 불러와서 으쓱대며 보여주면서 내심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국민학교라는 말이 일제시대의 잔재라는 것도 모르던 시절이었고(이건 뭐 찾아보니 처음 유래한 건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라고 하는군요) 학교에서 자산내역을 조사할 땐 자택유무 같은 굵직한 것 외에도 자동차나 TV 같은 걸 적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자동차를 샀을 땐 이런 뿌듯함은 정점에 치달았습니다. 자산내역에 체크할 게 하나 더 늘었다는 것 이상이었죠.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이라는 건 뭐 알 바 아니었지만 아직 자동차 있는 집이 많지 않았다는 건 그 때도 분명히 알았으니까요. 심지어 운전기사도 있었습니다. 포니자동차에 기사가 있다고 하면 지금은 웃을 일이지만 그 땐 주위에서 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군요. 아버지는 뿌듯한 표정을 짓는 아들에게 결정타라도 날리고 싶으셨는지 기사 아저씨에게 아이들 드라이브를 시켜주라고 하시더군요. 여동생과 둘이 뒷좌석에 '있는 애들처럼' 앉아서 시내 한 바퀴 돌았습니다. 무악재를 넘어 지금은 어이없이 위치를 바꾼(고가다리 생긴다는 이유였던 것 같은데) 독립문 가볍게 돌아서 조금 가니 광화문.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건물도 애들이 뭘 알겠어요. 그냥 멋있었죠. 옆에서 여동생이 중앙청을 보면서 "오빠. 저게 뭐야?"라고 하기에 "멍청아. 교과서에 나오잖아. 중앙청이잖아."하고 구박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어릴 땐 아이큐가 150이 넘고 학교에선 늘 올백을 맞았던(덕분에 전 늘 매를 맞았던) 동생이 중앙청을 모른다는 사실에 쾌감 같은 걸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포니자동차를 처음 탔을 때 느꼈던 뿌듯함을 계속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만 아무튼 아버지는 한동안 현대자동차로 차를 바꾸셨습니다. 프레스토를 탔고 소나 타던 소나타를 탔고 이젠 더 이상 소도 타지 않는 쏘타나Ⅱ까지 올라가다가 집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IMF 시절 싸게 직원가로 나왔던 누비라Ⅱ로 바꾸고. 오늘 보도자료를 보니 현대자동차가 기업PR 사이트(http://pr.hyundai.com) 안에 인터넷 전시관인 H갤러리를 열었더군요. 이곳에 가보면 연대별로 현대자동차의 오래된 홍보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는 크게 역사, 제품, 광고 3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960년대 광고부터 볼 수 있는데 처음 타봤던 아버지의 차, 두 번째, 세 번째 녀석들도 볼 수 있더군요. 이 회사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10/04/02 12:50, IT & Tech]
"보이는 대로 다 되네?" 위지위그(WYSIWYG)란 말은 1970년대에 등장한 용어입니다. 제록스연구소가 내건 이 개념은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그러니까 보는 대로 얻는다는 걸 뜻합니다. PC 사용자가 화면에서 보고 있는 내용과 똑같은 출력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얘기죠. 위지위그는 '브라보'라는 소프트웨어에 처음 적용됐고 나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 적용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지금이야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당시에는 혁신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굳이 70년대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놀라기엔 충분했죠. 1989년인가 아래아한글 공개버전을 처음 봤을 때처럼. 보석글이나 하나워드 등이 태동하던 시기. 사설BBS에서 JPEG 파일 하나 내려 받겠다고 게시판에 열심히 글을 쓰던 시절(이렇게 고생해서 포인트 모은 다음 어렵게, 그것도 사진 한 장 달랑 받았는데 수영복이라도 입고 있으면 에휴). 흔한 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 워드프로세서는 V3과 함께 엄청난 인기를 끕니다. 결국 대학생 개발자 이름으로 나열해놨던 이 워드프로세서는 1.51판을 내놓으면서 한글과컴퓨터라는 간판을 내걸게 되죠. 한글의 인기를 엄청났습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당시는(90년대 중반까지)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파피루스나 훈민정음, 아이랑, 윈워드, 글마당, 오아시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보석글 초기 아래아한글은 지금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추구하는 모양을 닮았습니다. 의도했다기보다는 기술적 한계나 인프라 탓이 컸을 것 같지만. 아무튼 한글은 가벼웠고 단순했으며 빨랐습니다. 이건 마치 좋은 문장의 조건과도 같습니다. 명료함과 간결함, 간소함이 좋은 문장을 만들 듯 아래아한글은 말 그대로 꼭 필요한 문서 작성 기능에 최적화된 것이었습니다. 비록 표 그리기 선을 똑바로 그리지 못했더라도. 아래아한글은 '마이크로소프트 침략'에 맞선 토종전사이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내주지 않았다는 자긍심 넘치는 기사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당시 이찬진 대표는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부담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MS 워드에 맞서려는 힘겨운 투쟁의 결과였을까요? 아무튼 아래아한글은 갈수록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꾸준히 변화를 시도합니다. 군 시절 막판에 나온 아래아한글 2.0은 커진 몸집과 수많은 버그로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물론 곧이어 나온 2.1 버전이 좋은 해결책이 되어줬지만. 운영체제가 도스에서 윈도로 전환되던 시기, 아래아한글은 다시 도스용과 윈도용으로 3.0 버전을 내놓습니다. 지금도 집에 고이 모셔놓은 한글 3.0 윈도 버전 아카데미판은 당시 유일하게 돈주고 산 소프트웨어이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한글과컴퓨터가 아래아한글 2010을 포함한 한컴오피스2010을 내놨습니다. "한글을 지금도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야." 반가운 마음이 들더군요. 비록 이젠 MS오피스와 함께 깔아놓고 쓰지만 단언하건대 몇 십 년 뒤에 죽음을 맞게 된다면 제 아들은 PC에서 아버지의 유서를 HWP 포맷으로 찾아야 할겁니다. 헤어지기엔 우린 너무 오래 만났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신 버전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금 PC에 깔아놓은 아래아한글은 97과 2007 2가지 버전입니다. 2007 버전은 그냥 최신 파일 읽기용일 뿐 실제 문서 작업은 모두 한글97로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 나오는 한글은 너무 크고 무거우며 복잡하기 때문이죠. 실제 워드프로세서 사용자가 이런 기능을 얼마나 쓸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윈도7을 발표하면서 1만 대가 넘는 PC를 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PC 사용량의 90% 이상은 이전에 썼던 것이나 매일 쓰던 것이었습니다. 1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많은 기능보다는 자주 쓰는 기능을 더 쉽고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2010을 발표하면서 정성스럽게 꽤 오랫동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수많은 기능을 분석했고 버그를 찾아냈습니다. 한글 초기부터 제품을 써왔지만 개인적으론 이렇게 CSI수사대처럼 기능을 분석하거나 찾아낼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 처음 들어갔는지 혹은 예전에 들어갔던 것인지 모르는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써본 적도 없는 기능이 지금도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건 잘 모르겠지만 아래아한글이 편해졌다는 게 UI가 보기 좋아졌다거나 그런 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UI가 MS 오피스를 닮았냐 그렇지 않냐에는 솔직히 관심이 없습니다. 닮아서 안도감이 드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산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이 너무 베꼈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이런 것보다는 함초롱체에 들인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게 더 건설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다만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관점이 더하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 사실 빼는 데(안 보이게 숨기거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젠 워드프로세서로 자격증을 무조건 따야겠다거나 검정시험을 보거나 혹은 값비싼 워드 입력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시기도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한글은 마치 책 한 권이라도 사서 공부해야 할 것 같은 덩치는 아닌지. 편의성이라는 걸 어떤 기준으로 봐야할까요? 메뉴가 탑다운이냐 열림 상자 형태냐는 트렌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론 <Shift>+스페이스로 한영 변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MS 워드보다 편하게 느낍니다. 아래아한글 2010 버전에는 작성한 글을 블로그에 곧바로 올리는 기능이 있습니다만. 그것도 좋지만 우린 훌륭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다. 그냥 한글에서 작성한 다음 간단한 번거로움(복사)만 거치면 되니 말이죠. 복잡하게 로그인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없습니다. 차라리 아직도 무시 못할 한글 패키지의 위력(그리고 매력적인 가격까지 갖췄으니)을 등에 업고 서비스를 결합해두는 전략적 선택 같은 것에 더 무게를 두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미 싱크프리(온라인 포함)라는 훌륭한 SAS를 따로 둘 게 아니라 아예 한글 패키지와 연결하는 쪽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패키지는 마치 방안에서 터진 폭탄과도 같습니다. 파급력은 방안에 머물 뿐입니다. 하지만 서비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넷과 아예 연동해 문서 온·오프라인 작성이 모두 가능하다거나 뭐 그런 상태가 된다면 향후 전자책에서 등장할 앱스토어의 '저자와 소비자간 직거래'까지 연결까지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랜만에 만난 아래아한글 2010은 여전히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지금 PC에 깔아놓은 97 버전을 바꿀 만큼 매력적인지는 (2005나 2007처럼) 생각을 조금 해볼 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래아한글에 대한 지지는 철회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3만원대라는 매력적인 가격 때문만은 아닙니다(한글만 사면 무려 2만원대). 다른 오피스웨어는 빼더라도 적어도 문서만큼은 MS 워드보다 훨씬 편하고 익숙하니까.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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