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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2'에 해당되는 글 1건
[lswcap1, 2009/08/22 15:27, Note]

여름 휴가 도중 길거리 가게에 갔다가 주인 아주머니의 대통령이 죽었다는 말을 스치듯 들었습니다. 김대중. 내 손으로 직접 뽑은 첫 대통령. 입원 기간이 길고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은 했지만 하필이면 지금이라니. 기분 좋게 나선 휴가를 망치고 싶지 않아 일정대로 다녔지만 차 안에선 계속 라디오를 크게 켜고 김대중 대통령님 관련 뉴스를 들었습니다.

 

조문은 오늘 아침에야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과 마찬가지로 일산 호수공원 앞쪽 미관광장에 차려진 분향소에 갔습니다. 갑자기 운명을 달리한 노무현 대통령님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어느 블로그에서 본 표현처럼 사랑을 받았던 대통령과 존경을 받았던 대통령두 분을 몇 달 사이에 보내는 아픈 심정은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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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자는 단순한 이름이 아닙니다. 강압과 통제, 독재가 판을 치던 한국 정치사에서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를 뜻하는 것이었고 그와 반대되는 이들에겐 증오와 경계를 뜻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픈 건 너무나도 오랫동안 조작되고 왜곡된 그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로 평생 다리를 절게 됐고 일본에선 중앙정보부에 납치되어 바다 속에 수장될 뻔했고 오랜 세월 감옥살이와 가택연금, 망명을 감수해야 했으며 심지어 내란음모 주동자로 조작되어 사형선고를 받기도 한 그입니다. 이런 고난의 길을 기꺼이 감수했던 그지만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빨갱이’ ‘지하실에 수조 원의 돈을 쌓아두고 있다(연극인 손숙 씨에 따르면 지하실에는 수만 권의 책이 있다고 하더군요)’ ‘지역감정을 만들어낸 장본인’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는 배신자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보다 더 아픈 왜곡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말이죠. 1987년 야권 통합의 배신자로 그를 언급하며 대통령병 환자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정말 대통령이 되는 것만 목적으로 뒀다면 노태우의 삼당 통합을 거절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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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일기에 있는 것처럼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가 꿈꾸던 세상,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내 아이에게 남겨질 나라가 그의 꿈과 같기를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한다는 얘길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으면 합니다. 그가 일본 망명길에 남겼다는 시로 마지막을 대신합니다.

 

세월이 오며는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넓은 광장에서 춤을 추면서

깃발도 높이 들고 만세 부르며

얼굴 부벼댄 채 얼싸 안아요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눈물과 한숨은 걷어치우고

운명의 저줄랑 하지 말 것을

하나님은 결코 죽지 않아요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입춘의 매화가 어서 피도록

대지의 먼동이 빨리 트도록

생명의 몸부림 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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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진 | 2009/08/22 17: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시는 마치 마지막으로 고인께서 이승의 우리에게 남긴 말처럼 들리네요. 맘이 참 허탈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Favicon of http://www.eluxurysin.com/ BlogIcon buy louis vuitton bags | 2010/07/21 16: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깃발도 높이 들고 만세 부르며

얼굴 부벼댄 채 얼싸 안아요
Favicon of http://www.eluxurysin.com/louis-vuitton-2010.html BlogIcon fake louis vuitton | 2010/07/21 16: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랬으면 합니다. 그가 일본 망명길에 남겼다는 시로 마지막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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