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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9/08/10 08:16, Note]
하늘이 너무 맑더군요. 물론 날이 너무 후덥지끈한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나선 나들이라 즐거웠습니다. 어제 2009인천세계도시축전(www.incheonfair.org)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0일간 송도국제도시 주 행사장에서 열립니다. 송도에 도착해서 조금 헤매다가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주 행사장 바로 앞에도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만차인 탓에 조금 멀리 있는 곳에 세울 수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바로 앞에서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어서 불편할 건 없습니다. 행사장 바로 앞에 내리면 느닷없이 카드 신청하라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립니다. 인천세계도시축전 입장료는 어른 1만 8,000원, 아이 8,000원으로 꽤 값이 나가는 편인데요. 이곳에서 S카드 신청하면 어른 입장권 2장 공짜로 줍니다. 아이들 표는 따로 들어가는 길에 구입할 수 있는데 이것도 5,000원이면 됩니다. 결국 네 식구 들어가는데 딱 10,000원 든 셈이네요. 전시장은 넓습니다. 한 건물에서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널찍한 부지에 테마별로 제각기 다른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시기업, 환경에너지, 첨단기술, 문화예술, 이벤트, 테마시설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다 돌아다니려면 시간 꽤나 들여야 합니다. 행사장은 되도록 다 돌아다녀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갔다면 더. 좋았던 건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게 많았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국내 행사는 보는 것만 강요했지만 요즘엔 직접 체험을 많이 강조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입장료는 꽤 비싼 편이지만 주차장 앞쪽에서 카드신청이나 암표로 싸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것저것 해봤습니다. 가족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은 도시기업존에서도 판대기를 아이들이 들고 있으면 홀로그램을 이용해 화면에 건물을 표현해주는 것도 있습니다. 규방다례보존회가 마련한 다도 체험은 아이들과 꼭 한 번 해보기를 권합니다. 여섯 살난 아이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이렇게 얌전하게 앉아있는 꼴(?)은 처음 보네요. 재활용 자원을 이용한 체험 도구도 아이들에게 인기입니다. 페달을 직접 돌려야 회전시킬 수 있는 회전기구 같은 건 힘들지만 좋은 교육도 될 것 같습니다.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재활용 악기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해보입니다. 아이들 놀이시설만 따로 모아놓은 곳이 있긴 하지만 굳이 이곳에서 즐길만한 아이템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것보다는 3D로 즐길 수 있는 주제영상관이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모조리 채워놓은 로봇사이언스미래관이 훨씬 좋습니다. 둘다 너무 좋더군요. 주제영상은 25분 가량 걸리는데 아이들이 스크린에서 눈을 못 뗍니다. 로봇과 사람이 나누는 감성이 주제인데요. 119로봇이 아이와 도시를 구하고 ‘끽’하는 슬픈 내용입니다(슬프던데 아내와 아이들은 왜 그 장면에서 웃는지 ᅳᅳ). 홀로그램을 이용한 건축물 크기 비교. 아이들이 꽤 즐거워합니다. 로봇사이언스미래관에선 아이들의 흥분상태가 최고조에 오른 것 같더군요. 줄줄이 다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꺼리로 가득합니다. 달리기도 해보고 로봇 부위별로 동작 원리를 직접 버튼을 누르는 등 참여해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테터베어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규모는 꽤 큰 편입니다. 이미 테디베어뮤지엄 같은 곳을 다녀왔다고 해도 제주도 만큼 큰 곳이 아닌 다음에는 여기에서 한번쯤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3D로 볼 수 있는 주제영상이나 체험 위주로 꾸며진 로봇사이언스미래관도 볼만합니다. 날이 워낙 더운 탓에 전시장 밖을 이동할 땐 짜증이 많이 나깁 합니다만 중간중간에 호박이나 콩 등으로 조성해놓은 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거리에서도 꽤 볼거리가 많은데 이색적으로 테마마을처럼 꾸며놓은 곳도 있고 곳곳에선 전 세계 주전부리를 팔기도 합니다. 코코넛(이건 되도록 사지 마시길)이나 쫀득쫀득한 터키 아이스크림(이것도 먹어봤는데 가격이 3,000원이라는 것만 빼면 만족) 뭐 이런 것 말이죠. 다도 체험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먹을 만한 음식은 생각보다 부실한 편입니다. 바비큐나 그런 것도 팔지만 술안주로나 괜찮을 것 같고 차라리 스낵 코너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가격대비로도 그렇고).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을 찾았다면 빼놓지 않고 꼭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저녁 9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멋진 멀티미디어 워터쇼와 불꽃 축제는 꼭 보기를 권합니다. 쇼는 행사장 한 가운데에 위치한 분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정말 멋집니다. 하늘 높이 솟구친 분수의 물이 바람에 날리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피해서 도망치며 즐거워합니다. 9시 30분부터는 여기에 불꽃쇼를 추가하는데 하늘과 멀리 있는 건물까지 활용한 멀티미디어쇼와 비용 아끼지 않은 폭죽 난사(?)로 멋진 쇼를 연출합니다. 마무리가 참 멋졌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나 쇼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 좋더군요. 쇼가 끝난 걸 알았는지 행사장 밖으로 나서는데 비가 쏟아지더군요. 아이들은 볼 걸 다 봤다는 마음에 오는 비도 마냥 즐겁게 느끼는 모양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엉뚱한 생각도 들더군요. 용산에선 참사가, 쌍용자동차에선 테러(?)라도 진압하려는 듯한 공권력을 접하지만 이곳은 너무 거대하고 장엄하고 즐겁습니다. 히틀러 치하 베를린올림픽 스타디엄에 앉았던 관객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당장 보이는 멋진 쇼는 참 멋지게 보였겠죠? 쇼는 즐겁지만 잊으면 안 될 것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멀티미디어 워터쇼와 불꽃축제는 이 행사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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