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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에 해당되는 글 1건
[lswcap1, 2009/07/17 11:47, Note]

해외 언론(파이낸셜타임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슬픈 영웅'이라고 표현한 글을 살짝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물이지만 그는 팔순을 넘긴 지금도 극단적인 평가, 아니 이건 조금 메마른 표현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역주의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양 혹은 빨갱이라는 원색적인 공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김대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런 좋지 않은 이미지는 놀랍게도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어제 수없이 사선을 넘기고 팔순을 넘긴 만성신부전증으로 고통받는 이 노 정객이 병원에 입원해 한때 위독하다는 얘기까지 나온 뉴스 댓글마저도 그에게만큼은 온정적이지 못한 게 많았습니다.

그는 두 가지 삶을 살았습니다. 30년 넘게 민주화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고 결국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20년 이상 생과 사의 갈림길을 4번이나 만나야 했습니다. 고의적으로 보이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게 됐고 심지어 납치를 당하기도 했으며 연금은 기본이었고 투옥을 당하고 사형선고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 말년에 차남과 삼남이 구속되는 등 명예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그의 장남이 고문 후유증으로 지금도 건강하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그가 받은 피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컸던 건 수십 년 동안 계속된 그에 대한 반대세력의 음해와 공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정치인 김대중, 인간 김대중의 이미지는 우습게도 그가 아닌 그의 반대세력이 만들어낸 것이 대부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사람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면 국민적인 환영을 받았겠지만 어이없게도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땐 일부에서 반대하는 메일을 노벨상위원회에 보내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로비로 받은 것으로 폄하해버리기도 하고. 노벨상이 그런 식으로 받을 수 있는 상이었다면 지금의 권위가 있었을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일인데 유독 그에게는 '무조건' 색안경이 씌워진 것이죠.

객관적으로 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바라보려고 애쓴다면 그는 적어도 쓰레기가 난무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고 존경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반대세력에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인물이지만 반대세력을 기꺼이 용서하고 화합을 도모했고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끌어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습니다. IMF로 파탄에 이른 경제를 살려냈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먹거리로 삼는 문화와 IT 정책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는 외국에선 민주주의의 상징, 인권의 상징, 20세기의 영웅으로 불릴 만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에 대한 찬사는 국내 언론에 제대로 보도된 적은 없습니다. 반대세력이 만들어낸 반DJ 정서는 병원에 입원한 지금도 여전합니다. 빨갱이가 아닌 실용주의자인 그에게 덧씌워진, 지역주의자가 아닌 통합주의자에게 덧씌워진 주홍글씨를 그에게서 떼어주지를 않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여기 2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더 존경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입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20년 가까이 독재를 해온 박정희 전 대통령에겐 향수를 느낀다거나 너무나도 확실한 '과'보다는 '공'을 주로 얘기하면서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김대중 대통령에겐 그가 한 만큼의 칭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선가 본 제목처럼 대한민국에선 살아선 영웅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그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시간은 도대체 언제여야 할지.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대성통곡하는 사진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팔순이 넘은 슬픈 영웅의 눈물이 말이죠. 김대중 대통령이 입원했다는 뉴스 댓글을 보다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몇 자 적습니다. 그는 비난보다는 존경을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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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ultiThink | 2009/07/17 16:31 | DEL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나흘 전부터 감기 기운과 미열 증세가 나타나 지난 13일 폐렴 여부에 대한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건의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일부터 집중치료실(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한겨레에 의하면 16일 새벽 2시, 중환자실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흡이 가빠지고 열이 오르면서 산소 포화도가 86%까지 떨어졌고 폐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호흡기능 상실 현상이 나타나 새벽 3시 인공호흡기를 달았고 박창일 연세대의료원장..
박하담배 | 2009/07/17 14: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 되도록 무조건적인 언론플레이에 희생당해야 하는것은...
Favicon of http://puss23.tistory.com BlogIcon 장화벗은고양이 | 2009/07/17 16: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큰 별이신데...안타깝네요.. 빨리 건강해지시기를..
Favicon of http://heartsays.net BlogIcon 심.장. | 2009/07/17 18: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 우리가 더 정신 똑바로 차리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께 빚지고 있거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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