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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11/12/10 09:00, 카센터]
예전 뉴스를 찾다보니 2009년 이스라엘에 사는 95세 할머니가 제한속도 90Km 도로에서 130Km/h로 달리다 경찰에 적발됐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길이 시원하게 뚫려 있기에 한 번 밟아봤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속도에 집착(혹은 즐거움을 느끼는)하는 이유야 많겠죠. 뭔가 앞서나가려는 잠재의식이 표현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페달 하나만으로 사람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속도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인 욕구 발산인 건 분명합니다. F1 경기는 이런 욕망을 한데 모은 결정체 같은 곳입니다. F1머신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차입니다. F1머신은 320Km/h까지 달릴 수 있고 코너에서도 240Km/h까지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피드 스포츠라고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F1에 관심이 많지는 않습니다. 심심해서 주말에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한 편 때문에 갑자기 생각을 해보게 된 정도입니다. <세나 : F1의 신화>는 전설적인 F1 드라이버로 불리는 아일톤 세나(Ayrton Senna da Silva)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낀 건 사실 기록만 보면 세나보다 더 뛰어난 레이서도 있지만 왜 그를 가장 위대한 레이서 혹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나이로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는 것입니다. 13세부터 F1 불모지 브라질에서 카트로 레이싱에 입문해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F1 챔피언에 등극한 인물. 비만 오면 신기에 가까운 레이싱을 펼쳐 레인 마스터(Rain Master)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사나이. 1994년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경기 중 사망. 물론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면 다큐멘터리의 끝이 새드엔딩일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이 처음부터 흐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마지막을 보면 세나의 장례식 장면이 나옵니다. 유례 없이 국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그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1994년 월드컵에 출전한 브라질 국가대표팀도 그를 추모하는 플랜카드를 걸었더군요. 세나는 생전에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수없이 표현해왔다고 합니다. 그의 헬멧도 조국 브라질의 국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니 말이죠. 물론 그는 브라질 뿐 아니라 전 세계 F1 마니아의 사랑을 받는 영웅이 됐습니다. 다큐멘터리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은 물론 그의 경기를 중심으로 한 일대기입니다. F1 선수로 활동한 10년 동안 그는 162번 레이스를 펼쳤다고 합니다. 65번에 이르는 풀 포지션을 차지할 만큼 천부적이었고 우승은 41회, 월드 챔피언은 3회를 거머쥡니다. 레인 마스터라는 별명 외에 그는 미스터 모나코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1984년 그의 전설이 시작된 모나코GP 경기, 그것도 폭우가 쏟아지는 그곳에서 세나가 펼치는 레이싱은 문외한이 봐도 멋지게 느껴지더군요. 세나의 이야기를 더 드라마틱하게 만든 건 라이벌 알랭 프로스트와의 경쟁 구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프로스트가 모차르트를 시기한 살리에르 같은 존재는 절대 아닙니다. 자료를 보니 그는 충분히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다만 영화에서 세나의 드라마를 흥미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줬다는 것뿐입니다. 영화를 보면 세나가 '정치'라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립니다. 행복했던 레이싱을 묻자 어릴 때 참가했던 고카트를 언급하며 "당시에는 정치가 없었다. 돈이 개입되지 않은 진짜 레이스였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순수하게 달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는 순수한 레이스를 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세나는 1994년 5월 1일 산마리노GP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했습니다. 짧은 한숨을 몰아쉬고 곧바로 몸이 축 늘어졌다고 합니다. 그는 사망 훨씬 이전 레이스 후 한 말 중에 "신을 봤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세나의 드라마는 어느 블로그에서 본 글처럼 '세상 누구보다 빠르게 달렸던 사나이가 세상 누구보다 빨리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세나 사망 이후 F1의 안전성은 크게 개선됐고 이후 지금까지 사망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가 동료나 후배 드라이버들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겠죠.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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