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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6/10/31 19:59, Note]
오늘 뉴스를 보다 보니 보기 드물게 긴 제목을 단 게 있더군요. 지디넷 기사인 "국내 최초 ‘모의해킹전문가과정 신설’ ㈜해커스 칼리지, 드디어 중상급 이상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마련"입니다. 제목이 길어서 참 놀랐습니다. 사실 내용을 보면 보도자료를 그냥 쓰다가 제목을 대충 길게 그냥 놔뒀거나 전부 알려줘야 할 이유가(광고인가) 있었든지 뭐 그랬던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부담스럽게 긴 제목이더군요. 아무튼 긴 기사 제목을 보니 세상에서 가장 긴 기사 제목은 뭘까 싶어서 한번 찾아봤는데 못 찾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있더군요. 진짜 맞는지 아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장 긴 사람 이름 : 황금독수리온세상을놀라게하다 아무튼 기사 제목 하나 때문에 별 걸 다 찾아봤네요. 이거 보니까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책이 생각나서 한 권 추천합니다. 추천은 예전에 썼던 글로 대신하겠습니다. 유혹하는 글쓰기_스티븐 킹 물론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죠. 스티븐 킹의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그냥 인기가 있는 대중적인 글을 쓴다고 해서 상업주의 작가라는 '모독'을 날릴 자격이 어디 있겠습니까? 쇼생크 탈출이나 샤이닝, 그린마일 등 그의 작품을 만나본 건 모두 스크린이지 사실 텍스트는 아니었으니까요. 아무튼 궁금했습니다. 바로 서점으로 갔죠. 책은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처음엔 조금 의아했죠. 스티븐 킹의 창작론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작가의 자서전 같은, 일기를 읽어야 했으니까요. 조금 지루하겠지만 이건 식사 전에 스프로 가볍게 배를 굴리는 정도로 생각해도 좋겠습니다. 물론 이것보다 더 큰 건 작가와의 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장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자서전 모드(?)가 끝나면 작가의 글 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물론 이 내용은 문체요강이라는 책에 명시된 대명제를 다시금 강조하는 것이지만)을 담은 연장통, 그리고 주제나 스토리처럼 소설 창작에 필요한 기본 뼈대를 알려주는 창작론이 나옵니다. 책은 이렇게 세 단계로 나뉘어 있죠. 작가가 강조하는 연장통은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첫째는 글쓰기의 원료라고 할 수 있는 낱말과 문법입니다. 물론 어휘가 중요하다고 해서 멋지게 꾸미려고 노력하는 솔직하지 못한 표현을 하는 것은 피해야겠죠. 존은 하던 일을 멍추고 대변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보다 똥을 눈다는 말이 더 현실적이라면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물론 천박하게 표현하라는 것은 아니죠). 문법의 경우에도 복잡한 법칙을 알라는 것보다는 주어와 동사라는 기본적인 조건이 있어야(그리고 서로 호응이 되어야 한다) 문장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주어가 문을 열면 반드시 동사가 문장의 문을 닫아줘야 마무리가 되는 건 당연하죠. 연장통 부분, 그러니까 글 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을 얘기하는 쪽을 볼 땐 작가가 원했던 것처럼 정말 공감대가 '팍팍' 서더군요. 대부분은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들이 엉망인 제 원고를 보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줬던 것이었죠. 예를 들자면 아는 것만 써라, 솔직하게 써라, 수동형보다는 능동형 문장을 써라, 복문보다는 단문이 좋다, 쓸데없는 부사를 남발하지 마라 이런 것들 말입니다. 아하피씨라는 PC잡지를 만들 때 선배들이 늘 잔소리(그 땐 정말 잔소리였죠)를 늘어놨던 그 얘기들을 연장통에서 다시 만나니 마치 오랜 친구처럼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군요. 덤으로 추억까지 떠올릴 수 있어 좋았고. 책 곳곳에서 작가의 유머 감각을 확인하는 일도 무척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공포의 제왕'이라는 찬사를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위트 넘치는 표현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수동형 문장을 피하라는 말을 할 때엔 이런 표현이 나오죠. "수동태는 안전하다. 골치아픈 행동을 스스로 감당할 필요가 없다. 빅토리아 여왕의 말을 빌리면, 주어는 그저 눈을 지그니 감고 영국을 생각하기만 하면 그만이다(이 말은 빅토리아 여왕이 첫날밤을 맞는 딸에게 해준 충고)." 유혹하는 글쓰기는 기술을 다룬 책이 아닙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전술보다는 전략을 말하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을 모르면 응용은 할 수도 없죠. 그런 점에서 조금이라도 글을 쓰는 입장에선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재미있네요.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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